그 동안 창조경영에 대해서 기업을 운영하는 몇사람과 이야기하고, 교육기관 한군데와 같이 공동으로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사람들한테 요구받는 것은 구체적인 솔루션을 내놔라라는 것이다.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고객이 늘상 하는 말은 '.. 그래서 다 알겠는데 우리가 뭘 해야할지 1번, 2번, 3번을 내놔라'라는 것과 똑같다. 너무나 당연한 요구다.
그런데 뭔가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도 쉽지않지만, 새로운 것을 만들기위해서 구체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현재 기업환경이 여러가지로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면서 새로운 기업을 만드는 방법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런 지적도 잘못됐고, 그런 새로운 기업도 생겨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된다.
새로운 것을 만들 방법이 없다면 최선의 방법은 지금 우리가 하고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나는 새로운 기업과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방법은 반드시 존재한다고 믿고있으며, 그것은 여러가지가 아니라 딱 하나일 것이다. 그것은 '생각'인데, 그냥 생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을 말한다. 그리고 이 '새로운 생각'은 아주 뛰어난 사람에 의해서 간간히 만들어지는 그런 아이디어가 아니라,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이 어떤 조건을 갖춘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모든 조건을 다 갖춘 것을 생각공장이라고 하자. 이 생각공장은 어떤 환경을 갖추어야 하고 그 작동원리는 또 어떻게 되는지 밝히는 것이 '생각공장' 연재가 해야 할 일이고, 이 과정에서 이 블로그를 보고있는 많지않은 독자들도 같이 생각을 좀 나누어 주었으면 한다.
원래 내 스타일이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라, 정리되지 않은 많은 생각들을 그때 그때 블로그에 올릴 예정인데, 질이 많이 떨어지는 글들이 올라오더라도 이해해주시기를..
'생각공장'에 대한 생각들이 다 정리되면 기존 창조경영에서 도출해냈던 몇가지 통찰과 함께 책으로 한번 엮어볼 생각이다. 한사람이 생각하는 것은 항상 한계가 있기때문에, 내 생각도 분명 오류가 있을 것이다. 나는 내가 겪을 것이라 생각하는 오류가 사실 겁난다. 내가 오류가 있는데 그것을 책으로 만들어내고, 사람들한테 팔러다닌다면 나는 나쁜 사람이 될 뿐만 아니라 쓸데없이 사회자원을 낭비하는 사람이 된다.
생각공장에 대한 몇가지 발견과 미로찾기
위와같은 오류가 생길수 있다는 것은 나라는 '생각공장'이 가지는 한계이다. 그런데 왜 생각이란 항상 개인이라는 작은 울타리에서만 맴돌아야 하는가? 옛날 분업이라는 형태가 생겨나기 전에는 한사람이 모든 것을 다해야 했다. 만약 그 일이 옷을 만드는 것이였다면, 그 사람은 옷을 디자인하고, 천을 시장에서 구해오거나 직접 짜고, 실로 꿰매고 단추도 달고 해서 옷을 만들어냈다. 오늘날 생각이라는 것은 가장 강력한 생산요소임에도 불구하고 분업이라는 것이 생겨나기 전에 물건들을 생산하는 방식처럼 오로지 개인한테만 의존한다.
생각이란 것도 분업이 가능하지 않을까? 어떤 주제에 대해서 나누어서 생각하고 그것을 하나로 융합하여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내는 것은 정녕 불가능한 일인가? 사람은 개별자이며, 어떤 분야에 대해서 강점을 가지고 있고, 또 추구하는 분야가 서로 틀리며, 사물을 인식하는 것과 그것에 대해 반응하는 방식이 모두 틀리다. 하지만 사람은 또한 공통된 존재이기도 하며,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개별자로서, 공통된 존재이며 연결된 존재로서 인간이 서로가 가지는 생각을 연결한다면 개별자가 가지는 강점들이 연결된 생각에 모두 녹아들어갈 수 있고, 그 연결된 생각은 더욱 강력한 생각이 될 것이다. 생각은 생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그것 자체가 실천이 된다.
우리가 가진 수많은 좋은 생각들이 따로국밥식으로 개별적으로만 존재하고, 오늘날 그것을 연결한다는 것이 할인점에 크고 작은 다양한 상품을 진열해놓은 것과 비슷하게 되는 이유는 생각은 자신에게 부여된 소유물이고 오로지 나만이 내 생각을 생산해내는 사람이다라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 생각을 남한테 빌려오면서 우리는 내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나의 탁월함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삼고, 내 생각으로 권력과 명예를 가지려고하며, 부를 축적하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빌려온 생각들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가진 생각을 잘 드러내지 않고, 그것을 '자기 것'이라고 여긴다.
모든 사람들이 생각을 '자기 것'이라고 여기고, 서로가 가진 생각을 연결하지 않는 것은 그렇게 만드는 환경요인에 지배받기 때문이기도 하다. 직원들에게 간절하게 우리회사를 잘되게 하는 어떤 아이디어를 구하려고 하는 사장은 많지 않으며 다른 부서와 같이 하나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그것을 다듬어나가는 작업을 하는 회사도 흔치 않다. 생각을 권위나 지위에 연결시키고, 또 생각을 성공과 그에 따른 보상과 연결시키기 때문에 사실 우리는 체계적으로 생각 연결하기에서 거부당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어떤 생각을 적절한 수준에서 연결되지 않도록 거부하는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기도 하다. 추구하는 목적이 틀리거나, 서로가 가진 정보나 지식의 양이 너무나도 차이가 많이 날 때 같이 회의를 한다든지, 토론을 한다든지 해봐야 뭔가 새로운 생각이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경쟁사회에서 내가 가진 정보는 보안이 필요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으며, 그 정보가 다른 사람에게 새어나갈 때
공유된 정보가 나에게 불이익이 될 수 있는 그런 경우도 많을 것이다.
관리자가 부하직원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제가 필요하고 '생각'을 소유할 필요성이 반드시 생긴다. 만약 부하직원 중 임원회의에 관리자와 같이 참석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부하직원이 가지는 실제권력은 관리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격상될 것이며, 관리자가 그 부하직원에 대해서 어떤 일을 지시한다는 것은 좀 더 껄끄러운 일이 될 것이다. 어떤 생각을 고객과 공유한다는 것도 마찬가지인데, 새로운 상품이 시장에서 성공할 것이냐에 대해서 생각을 연결하고자 한다면 그것에 수반되는 다양한 정보들이 고객한테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
그 정보 속에는 원재료 구매처라든가, 원가정보, 생산정보, 회사가 가진 약점등 보안이 필요한 사항이 다수 포함될 수 있을 것이며, 그리고 이런 보안이 필요한 정보까지 공유하지 않는다면 고객으로부터 균형잡힌 생각이 연결되기도 힘들 것이다.
사업과 조직은 프로세스를 유지해야 하며, 그러기위해서 또 정보는 통제되어야 할 필요가 있고, 그렇기때문에 일정한 수준으로 생각연결을 차단하는 것도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항상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동분서주하고 있으며, 사람들마다 새로운 아이템,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방식을 생각하기위해서 불철주야 노력하는 것을 보면 우리는 생각을 연결하기위해서 노력하기도 하고 또 차단하기위해서 노력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차단과 연결은 중용을 지키지 않으며, 한가지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그것은 연결이라기보다는 차단이다. 생각차단이 우리가 하는 주된 방식이라는 것은 그것이 어떤 면에서 더 편하고 효율적이며 하나의 조직에 두개 방식이 공존하기는 사실상 힘들기 때문이다.
생각과 생각이 연결되서 거대한 공장처럼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생각을 소유하려는 개인, 또 생각연결을 차단해야만 하는 조직이 만들어낸 필연적인 산물이다.
'생각공장'은 이에 대한 거대한 요구와 갈증 그리고 이를 가동시키지 못하게 하는 현실 사이에서 반드시 풀어내야할 미로찾기와 같다. 그 미로를 제대로 찾을 수 있을지 분명한 확신은 없지만 뭔가가 분명히 있을 것이란 느낌은 있는데 이것 역시 나라는 '생각공장'이 가진 한계에서
나온 것이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도 존재한다. 블로고스피어에 있는 많은 고수님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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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민 2009/04/21 13:13
갑자기 <티핑 포인트>에 있던 내용이 생각납니다. 구월산님이 생각하신 것과는 오히려 다른 개념 같지만 간략히 소개하자면, 가족이나 소규모 집단같이 사람들이 서로 잘 알 때 암묵적으로 상호 교류를 하면서 기억(정보)를 저장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새로운 정보가 들어왔을 때 누가 해당 정보를 다뤄야 하는지를 구성원들이 파악하고 있어, 각 분야별로 전문가가 등장한다는 개념입니다. 이혼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이러한 기억(정보)가 손실되어 더 힘들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이것은 150의 법칙을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예로 GORE社를 이와 같은 개념을 실현한 대표적인 회사라고 소개했습니다.
생각 공장, 저도 한 사람의 구독자로서 응원합니다. 제 일천한 지식과 경험때문에 보탬이 되긴 어렵겠지만... 생각 공장이 어떻게 성장해갈까 매우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
구월산 2009/04/21 23:55
감사합니다. 엘민님..엘민님이 말씀해주신 부분을 티핑포인트에서 다시 한번 찾아봐야 겠네요.
저도 생각공장이 어떻게 만들어질지 스스로도 궁금한데, 스스로 부족함이 많음을 느낍니다.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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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ay 2009/04/21 13:32
일단 브랜드 네이밍이 좋습니다. '생각공장' 블로그에서 뭔가 하나의 유익한 프로잭트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특히, 구월산님의 글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읽어 온 저에게 이건 가슴뛰는 일입니다. 저도 어떤 형태로든 한번 힘을 보태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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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산 2009/04/21 23:57
미페님 블로그 글들이 벌써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생각공장이 구체성을 갖춘다면 제일 먼저 그걸 실천할 수 있는 분 중에 한명이 미페님이 될 것 같습니다.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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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산 2009/04/22 00:03
감사합니다. mycogito님.. 생각공장에서 모든 생각들은 고유의 색깔과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크고 작음은 문제될 것이 없고.다양한 색깔들이 내는 조화된 색이 지향해야할 지점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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