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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정보의 분열, 행복과 욕심의 분리
2011/01/23 18:13
1년 전에 포스팅했던 제허, 알고리즘을 다시 읽어보고 떠 오른 생각을 아래 파란색 박스 안에 적어 본다. 정보분열 알고리즘이라고나 할까. ^^ 태초에 정보는 균일한 에너지 상태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것이 여러 가지로 쪼개지면서 다양한 에너지장이 우주 사방에 퍼지기 시작했다. 1과 0 밖에 없던 우주 정보 체계는 분열에 분열을, 계산에 계산을 거듭하면서 다양한 양태로 존재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행복과 욕심의 분열이다. 원래 1이었던 정보가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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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행복, 그리고 졸업
2011/01/24 00:10
inuit님으로부터 시작된 나의 행복론' 릴레이가 유정식님, 이승환님을 거쳐 구월산님을 통해 나에게 오게 되었다. 그 동안 행복 관련 포스트를 몇 개 쓴 바 있어서 요번에 전체적 느낌을 함 정리해 본다. ^^1. 나의 행복론'행복'은 뭘까? 소비자의 결핍감 극대화에 목을 매는 자본주의적 마케팅이 판을 치는 세상 속에서 행복은 끝내 채워지지 않는 허상적 갈증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여기서 비즈니스와 마케팅을 욕할 필요는 없다. 그들은 그저 게임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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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릴레이]나는 행복하다.[ ]가 있으니까
2011/01/31 23:54
“나는 행복하다. [ ]가 있으니까”를 쓰는 이 릴레이, 구월산님께 넘겨받은지도 한참인데 마감시간 30여분 남겨놓고 이제사 부랴부랴 씁니다. 이 초치기 버릇을 어찌할꼬.... 굳이 이유를 대자면, 변명이긴 하지만 두 건의 출장을 앞두고 정말 심하게 바쁩니다. 지금도 밤을 꼬박 새워야 할 처지. ㅠ.ㅠ 더군다나 뭐라 대답할지도 난감한 질문이구요. 한참 전, 다른 사람의 블로그에서 이 릴레이를 봤을 때, 무심코 혼자 이렇게 중얼거린 적이 있어요.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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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좋아요. 난 단지 블로그에 우연히와 정말 블로그 게시물을 읽고 즐길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모든 방법은 당신의 피드를 구독이 될거야, 그리고 난 당신이 곧 다시 게시 바랍니다.
사람들이 가진 욕구 속에는 미래가 존재한다.
흔히 우리는 미래가 우리 내부가 아닌 외부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기술의 발명이나 트렌드를 바꿔놓을 새로운 사건들이 미래를 만든다고 생각해왔고 우리가 미래에 대해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그것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라는 지극히 외부 의존적인 방식에 젖어있었다. 하지만 미래란 무엇인가?
미래는 항상 불균형에 빠지게 마련인 현재를 구원할 새로운 가능성이 아니던가. 시간 속에 존재하는 미래는 단지 우연한 사건들의 집합일 뿐이며 그 사건들을 예측한다고 해서 현재를 구원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지는 못한다. 시간이나 외부의 사건에서 미래를 찾아내고 그것을 따라 하려는 노력은 대부분 실패로 끝나는데 왜냐하면 미래는 외부에 있지 않고 우리가 가진 욕구 속에 살아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욕구는 불균형과 위기에 빠진 현재를 구원하라는 자연의 명령이며 이런 욕구를 해소하지 못하면 개인과 사회는 정말 위기에 빠지게 된다. 욕구 속에 살아 숨쉬는 미래가 있으며 그 미래 속에는 불균형에 빠진 현재를 구원할 새로운 가능성이 있다. 자기 내면에 존재하는 욕구를 탐색하는 일은 본질적으로 미래를 탐색하는 일과 동일하다. 우리는 시간이나 사건에서 미래를 예측하느라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욕구를 체계적으로 탐색하는 작업이다. 욕구에 단계가 있다는 것은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그 단계가 계단식의 순차적 단계인지 아니면 단지 범주에 가까운 단계인지는 불확실하다. 생존과 안전에 대한 욕구와 자아실현의 욕구가 중간에 많은 간격을 두는 것인지 아니면 거의 같은 레벨의 욕구인지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욕구의 가장 정점에 생존이 있다고 말하거나 아니면 그 정점에 자아실현이 있다고 말해도 모두가 참이 될 수 있다. 아니면 그 자리에 명예, 사랑, 관계와 같은 낱말을 둔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한편 부가 명예와 자아실현의 상징이었던 시대가 있었던 반면 생존에 필요한 것 이상을 소유한다는 것을 죄악처럼 여기던 그런 시대와 종족도 존재했었다. 이처럼 욕구는 시대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우리는 작게는 트렌드라고 부르고 좀 크게는 시대정신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효용성이나 가치로 지칭되기도 하는 필요는 욕구의 구체화된 이름이다. 우리는 필요한 것을 구하면서 우리가 가진 욕구를 해소한다. 해소된 욕구는 다시 다른 욕구를 만들어내고 그리고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필요가 나타나야 한다.
욕구를 체계적으로 탐색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 욕구에 적합한 필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이다. 우리가 어떤 직업에 종사하고 있던지 우리가 하는 일은 바로 적합한 필요를 만들어내서 해소되지 못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 필요를 현재라고 하면 욕구는 미래다. 우리는 욕구탐색이라는 미래여행을 통해서 불균형에 빠진 현재를 새로운 필요를 통해서 구원해야 하는 미션을 갖고 있다.
그 미션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임으로 그 미션을 실현하는 도구는 특별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미션을 실현할 수 있는 도구는 무엇이 있을까? 논리와 분석이라는 도구는 보이지 않는 것을 다루는데 한계가 있다. 영감과 아이디어, 상상력과 창조성과 같은 것은 예술가에게는 충분히 훌륭한 도구가 되지만 필요를 만들어내는 조직에서는 마치 신기루와 같은 우연요소일 뿐이다.
욕구를 다루는 가장 오래된 도구 중 하나는 바로 스토리이다. 신화와 소설, 시, 희곡, 연극, 영화는 가장 본질적인 인간의 욕구를 표현해왔다. 스토리는 언어로 표현된 욕구다. 눈에 보이지 않았던 욕구는 비로소 스토리라는 언어를 통해서 이미지를 갖는 실체로 등장한다. 스토리는 사건을 통해서 전제를 만들고 적이나 대립물과의 투쟁을 통해서 설정된 전제를 해소하고 카타르시스를 제공해서 욕구를 실체화시킨다. 영화, 연극, 소설은 구체화된 욕구이자 소비대상임으로 그것을 필요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보이지 않는 욕구를 스토리라는 구체화된 언어로 만들었다면 우리는 이를 매개로 해서 또 다른 필요를 생산해낼 수 있다. 자동공장에서 프로그램 명령어가 모든 것을 생산하는 것처럼 우리는 스토리를 통해서 욕구를 만족시키는 수많은 필요재를 생산해 낼 수 있다. 브랜드라고 불려지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는 내면에 스토리를 담고 있거나 아니면 스토리로 화장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감동 없는 스토리는 아예 스토리로서의 존재가치를 가지지 못하는데 이는 스토리 자체가 검증시스템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개연성이나 필연성이 없는 스토리는 감동이 없으며, 시대성이 제대로 담겨지지 않은 전제를 설정하는 것도 감동을 주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 또한 스토리가 가지는 3막 구조와 시퀀스 체계를 만족하지 못하는 스토리는 감동보다 혼란만 줄 것이다.
논리와 분석은 존재하는 사물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재료를 전달할 뿐이며 실행 가능한 미래를 이미지화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마찬가지로 아이디어와 영감은 강렬한 신호지만 참인지 거짓인지를 판단할 기준도 없으며 이것으로 사람들을 설득해내기도 쉽지 않다. 논리와 분석은 시제로 따지면 현재이며 아이디어와 영감은 미래다. 이 두 가지는 서로 결합되지 못하는 물과 기름과 같아서 서로를 깎아 내리기만 할뿐
화학적으로 결합되지는 못한다. 이 둘을 화학적으로 결합시켜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스토리이며 스토리를 통해서 우리는 미래와 욕구를 검증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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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 2010/09/29 03:11
안녕하세요^^ 트윗 이웃 뉴욕 사는 다니엘입니다. 햐 백만년만에 올려주신 글의 내용이... 역쉬 단문인 트위터 글보다 좋긴 좋네욧... 구월산님의 트윗은 마치 크로키 같고... 블로그 포스트는 채색된 수채화 같네요^^ 늘 잘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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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새댁 2010/12/21 08:21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들렀는데 글이 저를 반가이 맞이하네요.^^
행복한 연말 보내시라 인사 드립니당.ㅎㅎ
건강하시고 즐거운 날 보내세욤~~^^
토댁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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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Essays 2011/08/0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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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차분하고 꾀 많은 사람이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회의석상에서 필요 이상으로 과격한 공격을 하고 흥분하면 이는 틀림없이 상대방에게 조금이라도 양보를 더 얻어내기 위한 연극이다. 아마 그는 진지하게 화내는 연극을 하면서 이 연극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면밀히 관찰하면서 연극 수위를 조절하거나 어떻게 여운을 남길 것인지를 고려할 것이다.
최선의 공격이 최고의 방어라는 손자병법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중도를 획득하는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상대의견을 논리적으로 부정하는 방법, 살림살이 걱정이 많은 꼼꼼한 사람이 주로 들고나오는 현실 제약론이나 상대방 의견을 충분히 인정하되 그 의견에서 고려되지 못한 작은 일을 부풀려서 거론하여 결국 상대방 의견이 별게 아니라는 김빼기 작전을 감행하는 경우도 있다.
단계별로 차근차근 진행하자는 입장은 항상 사람들한테 환영 받는데, 이는 어찌 보면 중도의 극치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매일 이런 일들을 조직에서 되풀이하고 있는데 이렇게 중도적인 입장이 항상 결론으로 도출되는 이유는 서로 조금씩만 손해를 보겠다는 의미이다. 서로 손해를 보았으니 공평한 것이다. 우리가 가장 자주 내리는 의사결정은 올바름에 대해서가 아니라 공평함에 대해서이다.
직접 이해관계가 없는 사안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자기의견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손해를 보았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느끼는 이유는 자기의견이 자신소유이며 자기 정체성이라고 생각하는데 있다. 자신의 분신이자 소유물인 의견에 상처가 나는 것을 사람들은 참지 못하며, 그것은 손해이거나 모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의견은 자신에게 소속된 소유물도 아니며 정체성도 아니다.
우리는 신문이나 책, 다른 사람들의 말이나 더 깊숙하게는 관찰을 통해서 이미 존재하는 의견을 선택할 뿐이다. 훌륭한 아이디어도 마찬가지로 선택과 발견의 문제이며, 그 아이디어가 누구에게 귀속된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의견을 자신과 동일시하고 그것을 자기 소유라고 느끼는 것은 보편인식이라 할 수 없으며 산업사회가 낳은 특수한 인식형태이다. 유클리드 공간개념에서 생활하는 현대인은 3차원 좌표에서 자기를 표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3차원 좌표에서 현대인은 부, 권력, 소속, 수준, 성향과 같은 좌표축으로 자신을 표시하고 자기 자신이 위치한 좌표를 높이는 생존게임을 벌여야만 한다. 분업과 전문화가 극대화된 사회구조에서는 개별성이 강조될 수 밖에 없었고 이에 따라 사람들은 자연스레 자기식별 좌표가 자기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자신을 어떤 식별자로 인식되도록 하는 유클리드식 인식, 즉 선형인식은 이제 하나의 덫이 되고 있다. 이런 인식에 갇혀있는 한 우리는 우리 본래 모습인 창조자로 다가갈 수 없으며, 발생되는 많은 문제들에 대한 아무런 근본 해결책을 내놓을 수 없게 된다.
선의 어떤 위치에 존재하느냐가 중요한 선형인식은 차이에 따라서 선형대립을 만들고 이 대립이라는 모순은 손해가 공평한 중간지점에서 해결되는데 이는 진정한 해결이 아니라 문제 연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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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포스 2010/03/31 10:20
좋은 글입니다. 회사에서 회의를 할 때 많은 사람들이 의견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오류에 빠지곤 하지요. 저는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생각했는데 현대 사회의 결과물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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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서 아이디어가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면, 테일러식 조직이 과연 오늘날 적합한 것인가? 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물론 대부분 조직들은 우리는 창의와 능력을 존중하고, 그들이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테일러식 조직이라고 말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강의수업에 토론수업을 조금 끼워 넣었다고 해서 그것이 오늘날 말하는 자기주도학습이 아닌 것처럼 팀원과 팀장 역할을 좀 더 강화시켜주고 심지어 출근시간을 자유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해서 우리가 테일러식 조직에서 벗어났다라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가 속한 조직은 과거처럼 혹은 전쟁이나 축구경기를 바라보는 감독의 표정처럼 여전히 경직되어 있다.
여전히 이렇게 경직된 조직에서 왜 우리는 일하는 것일까? 일이 내 이상을 실현해주는 것도 아니고, 어제와 다를 바 없는 거의 비슷한 일을 심지어 상사가 주는 모멸감을 참으면서 우리는 왜 일하는 것일까? 봄이나 겨울을 느낄 사이도 없이 우리는 만원버스나 지하철에 시달리면서 헐레벌떡 사무실에 도착했다 퇴근했다를 반복하고 있는데 사실 이런 형태의 노동은 상당히 끔찍한 면이 있다.
친구나 가족, 자연 혹은 마땅히 누려야 할 예술과 등지고 우리는 인간이 가진 존엄과 명예와 상관없이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데, 등가죽에 채찍을 맞아가면서 일하는 노예와 같은 처지는 아니지만 우리가 하는 일에는 두려움, 모멸감, 위협, 지루함이 늘 함께 하고 있다.
나는 대학시절 중국이 세계공장으로 등극하기 전에 성남에 있는 작은 액자공장에서 액자포장을 해 본 적이 있다. 포장부는 젊은 반장이 하나 있고 나머지는 모두 아줌마, 그리고 나 이렇게 여섯명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도금과 광택작업이 끝난 액자들이 쉴새 없이 앞라인에 쌓이면 우리는 그것들을 개별포장하고 다시 박스포장을
해야 했다. 젊은 반장은 이 일을 아주 재미있어 했는데, 그는 일하는 내내 자신이 얼마나 빨리 포장작업을 처리하는지 우리한테 시범이라도 보이는 것 처럼 정말 잽싸게 손을 놀려 포장작업을 했고, 나나 아줌마들에게 이런 저런 작업지시를 내렸다. 젊은 반장 자신은 박스포장을 주로 담당했는데 일이 더딘 아줌마 옆에 가서 그 일을 도와주기도 하고 앞라인에 포장할 물건들이 제때에 도착하지 않으면 앞라인 담당자와 작업속도를 조율하기도 하고 박스포장 된 물건들이 빨리 배송되도록 트럭기사들을 재촉하기도 했다. 아무런 다른 소리 없이 물건들이 포장되는 사각사각하는 소리만이 정적 속에 흐를 때 포장부 직원들 호흡은 최고조에 달해 마치 여섯명이 한명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일을 하면서 협동수준이 최고조에 달할 때는 내 숨이 가빠오고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지만 그것은 또 그것 나름대로의 쾌락이 존재한다. 찌뿌둥한 몸를 이끌고 지저분한 공장거리를 지나 공장에 들어설 때는 절로 한숨이 나오고 미래에 대해 아무런 즐거운 생각도 못하고, 내 생명과 호흡은 단지 포장지들과 컨벤어 벨트와 같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절망과 고통으로 다가오지만 그 고통은 일이 주는 쾌락으로 반복해서 치유되곤 했던 것이다.
우리가 어쩜 비참할 정도로 경직된 조직에서 일을 하는 이유는 부자가 된다거나, 소속을 가지거나, 명예나 권력을 획득하는 것, 사회를 이롭게 할 목적도 있고, 정말 자신이 꾸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내재된 조건에 불과하다.
어느날 말쑥하게 차려 입은 어떤 신사가 우리를 찾아와서 하루에 8시간 동안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황량한 들판 연못에 돌을 던지는 일을 하면 평생 동안 지금 하는 일보다 2배로 많은 돈을 준다고 제안했다고 하자. 돌을 던지는 연못 앞에는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서 게으름을 피거나 거짓말을 할 수도 없다. 하루, 이틀, 한달, 두 달이 지나면 우리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이게 내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회의가 들어 아마 거의 미칠 지경에 이를 것이다. 아무리 배고픔에 굶주려 있는 사람이나, 부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도 이 일을 일년 동안 해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를 일하게 만드는 것은 내재된 조건 뿐만 아니라 일 자체가 주는 쾌락 때문이다. 일에 빠져있는 있는 사람은 일이 주는 쾌락에 깊이 탐닉해있는 사람이다. 유흥이 주는 쾌락은 시간이 지나면 싫증나지만 일이 주는 쾌락은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그칠 줄 모르는데 그것은 일이란 것이 누군가가 나에게 보내는 기대와 요구에 대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이란 그냥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바램이 모아져서 만들어지는 것이며, 우리가 그 일을 하는 것은 그 사람들이 보내는 기대와 요구를 들어주고 감사를 받는 과정이다.
테일러 방식이 실제로 현장에 도입되자 마자 미국을 넘어서 전세계로 급속도로 전파된 것은 목표설정이란 방식을 통해서 일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를 증폭시켰기 때문이다. 테일러 이전까지 일이란 시간흐름에 따른 노동에 지나지 않았지만 테일러 이후 일은 마치 전쟁이나 사냥처럼 변해버렸다. 목표가 사람들 기대를 집중시키고 증폭시킨 만큼
일은 일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쾌락을 준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우리가 속한 조직이 이토록 경직된 것은 우리가 하는 일이 목표지향성을 가지기 때문이고 일에서 더 많은 쾌락을 추구하기 위함이다.
찬란하게 빛나는 위대한 비전은 분명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서 설명을 해줄 수는 있지만 그 비전이 우리가 일하도록 하는 직접동기는 아니다. 두려움과 쾌락이 우리가 일하는 동기이다. 자신이 이루어놓은 지위와 부를 잃지 않으려는 두려움과 일 자체가 주는 매력이 우리를 일하게 하는 동기이다. 김연아도 올림픽 우승 후에 걱정과 근심에서 벗어나서 너무 기쁘다라고 말한 것처럼 우리는 두려움 때문에 때때로 자기능력보다 훨씬 큰 일들을 해낸다. 조안 롤링이 해리포트라는 책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은 아기 분유값을 벌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에서부터 시작한다.
도스도예프스키의 죄와벌이라는 명작은 그가 빚이 없는 평범한 부호였다면 태어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혼신의 힘을 다해서 한 문장 한 문장을 만들어가는 소설가는 아름답게 지어진 그 문장 하나하나에 희열감을 느낀다. 그것은 쾌락이다. 출판사에서 원하는 시간과 수준이 정해지면 소설가에게 그걸 만들어내는 과정은 고통과 두려움이지만 또한 쾌락의 순간이기도 한 것이다. 두려움과 쾌락의 크기를 정하는 것은 그 일에 얼마만한 기대가 집중되는가에 달려있다. 이 기대를 집중시켜내는 것에 바로 테일러 방식의 절묘함이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방안에 대해서 글을 쓰고 있고 아이디어 실행을 방해하는 첫 번째 힘이 테일러리즘이라고 언급했다. 그런데 그 매커니즘을 살펴보니 우리가 부정해야 할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테일러 방식은 더 발전시켜야 하는 방식이란 걸 알았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이든 일을 전쟁이나 사냥처럼 하는 조직과 그렇지 않은 조직과는 분명 경쟁이 되지 않는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테일러 방식 바깥에서가 아니라 그 기반 위에서 찾아야 할 이유가 분명히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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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 Paper 2011/06/2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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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미 2011/08/18 10:37
목표와 경쟁, 인정받음. 결국 어쩌면 사람은 고통처럼 생각하는 일에서 이미 상당부분 쾌락을 누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휴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어쩌면 신기루.
단적으로 봐도 놀고만은 살 수가 없고, 게임처럼 스스로 스트레스를 만들어 내기도 하는 것을 보면 정확한 말씀 같습니다.
오랫만의 포스팅 잘 읽고 갑니다.
테일러리즘이 목표와 보상, 관리라는 수단으로 사람들을 이끌고 밀어 올리는 마법깃발이라면 비용이라는 힘은 마치 중력과도 같은 힘이다. 중력은 날아가는 새가 날개짓이 끝나는 순간 땅으로 추락하게 만드는 힘이고, 기둥 약한 건물을 마침내 무너뜨리는 힘이다. 추락하지 않기 위해서 새는 끊임없이 날개를 퍼덕거려야 하고, 백조는 물에 떠 있기 위해서 쉼 없이 물갈퀴로 물살을 헤쳐야 한다. 아프리카 초원에서 영양을 보고 달려드는 사자가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어 총력질주를 하는 것 자체가 비용이다.사자는 고작 1분이나 2분을 총력질주 할 수 있으며 그 시간에 영양을 잡지 못하면, 그 다음 사냥은 더 힘들어질 것이며, 나중에는 결국 달릴 힘이 없어 초원에서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
새들은 가장 오랜 시간을 하늘에 떠 있기 위해 가장 효율적으로 날개짓을 하고, 백조의 물갈퀴나 영양에게 달려드는 노련한 사자의 사냥기술도 가장 최적화되어 있을 것이다. 비용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훈련을 통해 비용은 최적화된 상태에 수렴하는 것이다.
그 상태에 도달하지 못하면 추락이거나, 죽음이기 때문에 비용이란 힘은 제약조건을 만들어내고 이 조건에서 목표에 도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기차, 자동차, 비행기등 모든 움직이는 이동수단들은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선형 디자인을 채택하고, 대부분의 식당과 카페 계산대는 들어오는 사람을 빨리 안내하고 계산 뒤에 바로 나갈 수 있도록 출입문 근처에 만들어진다.
강의수업이 일반화된 것은 토론수업보다 훨씬 진도관리와 지식전달에 용이한 수단이기 때문이다.왜 모든 빌딩들은 네모 반듯하게 지어질까? 효율성이 본질이 아니라 바로 비용이 본질인 것이며, 우리는 비용이란 힘을 무시하는 순간 통제불능, 무기력, 죽음으로 내몰리게 되는 것이다.
조직을 움직이는 두 번째 힘은 비용이며, 비용법칙은 조직이 생산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가 최적화되도록 강제한다. 아이디어가 최적화에 도움이 된다면 그 아이디어는 비용법칙에 의해 당연히 채택되지만 최적화와 상관없다면 그 아이디어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앞서 말했지만 우리가 겪고 있는 결핍이 과거와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추구하는 목표나 추구하는 방식도 기존 목표의 최적화 과정이 아니다. 그러므로 목표와 목표달성을 위한 최적화 프로세스라는 힘 법칙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는 그 어디서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가 자꾸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사업모델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은 기존에 나와있는 서비스와 상품이 사람들이 겪는 결핍을 해결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계몽주의 사회가 끝난 지 몇 십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디어들은 계몽주의 사회에서나 필요한 컨텐츠를 쏟아낸다. 지식이 아니라 실제로 뭔가를 창조할 사람이 필요한데도 학교에서는 여전히 지식전달 교육에만 매달리고, 물건들 홍수 속에 살지만 여전히 개성 없는 물건들은 대량생산체계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회는 자꾸 진보되어 가는 것이 아니라, 출구 없는 위기상황으로 치달아가고 있으며 극도록 궁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고 하듯이 사물은 궁해지면 변화를 도모하게 되고 우리사회는 이런 급격한 변화라는 태풍 속에 놓여있다.
이 변화에 대한 물꼬가 쉽게 트이지 않는 것은 기존 힘이 강대하기 때문이고 거기에 비례해서 우리가 가진 생각은 너무 모지라거나 넘쳐나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근본 힘과 방법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를 만들어내는 힘은 변화를 가로막고 있는 힘을 고찰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 테일러리즘과 비용이라는 힘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자라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거대한 힘이다.이 두 가지 힘만으로도 새로운 아이디어는 실현되기 어려운데, 한가지 힘이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만들어 낼 변화에 대해서 사람들이 느끼는 두려움이다. 가능성 없는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조소를 보내면 그만이지만 어떤 생각이 기존 질서를 교란시켜서 결국 자신위치를 초라하게 만들거라고 생각하면 사람들은 그 생각에 두려움을 느낀다. 두려움은 힘을 만들어내고 자기지위를 제대로 지켜내기 위해 아이디어에 대해 온갖 형태로 공격하기 시작한다. 성공가능성이 높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격하는 사람은 자기이해를 지키기 위해서 싸우지만 명분을 갖추기 위해 온갖 논리와 현실문제를 거론한다.
한발 떨어진 사람은 눈 앞에 보이는 작은 이익에 왜 그리 집착하냐고 묻지만 사람들이 자기이해를 지키고자 하는 모습은 지극히 정상이다. 정말 지혜있는 사람은 눈 앞에 보이는 작은 이익에 연연해하지 않지만 대부분 사람들에게 자기이해는 그 사람이 행동하고 말하는 기준이 된다. 크게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성공시키는 것이 조직에 큰 이로움을 주지만 사람들은 기존 질서에서 자기지위를 가지고 있고 기존 질서에 따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고대 보물을 찾아 나서는 탐험가를 그리는 영화는 일반적으로 보물이 숨겨진 동굴 근처에서 원주민들의 공격을 먼저 받고, 동굴에 들어서서는 굴러오는 돌이나 화살공격을 받기도 하고, 바로 보물 턱밑에 이르렀을 때는 가장 강력한 전사의 공격을 받는다.
영화가 실제가 된다면 누가 이 촘촘한 공격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조직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로운 사업영역을 열어가는 일이 그만큼 힘들다는 말이다. 테일러리즘, 비용법칙, 새로움에 반대하는 사람 - 3종 장애물 경기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없을까?
물론 승리하는 것은 제대로 된 아이디어 혹은 컨셉이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그 방법은 없었다면 우리가 위대한 혁신이라고 칭송하는 것들은 아예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분명 그 방법은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어렴풋하게 짐작하거나, 아예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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